솜이슬이 엄마 아빠한테 와줘서 너무 고마워

기록 2008. 4. 18. 15:11

아이가 하루 중 대부분을 자던 무렵에, 아내는 잠든 아이를 보며 이렇게 속삭이곤 했습니다.

"솜이슬이 엄마 아빠한테 와줘서 너무 너무 고마워"

아내의 말을 처음 들은 때 부터 저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.

"(그렇다면) 이렇게 예쁜 아기가 어디서 왔을까?"

여전히 궁금한 이 질문을 저는 1년째 하고 있습니다.


분만실에서 이 아이를 처음 안았을 때를 기억합니다.

목이 메어 눈물만 흘린다는 말을 저는 그때 처음 알았더랬습니다.

한없이 작고 약한 이 2.69kg 짜리 아기도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한다는 생각에,

혹 부모가 되어서 들어주지는 못할 망정 더 무겁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,

이제는 정말로, 정말로,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수도 없이 했었더랬습니다.



그러던 이 놈이 이제는 먹고 사는 방법을 압니다.



먹을 게 없으면 직접 농사를 짓기도 합니다.


그리고 이제 첫 번째 생일을 맞게 되었습니다.

어린 놈의 생일이 무어 그리 대단하여 민폐를 끼칠까 하는 생각을 줄곧 하고 있었습니다만,

이 아이는 저희 부부의 딸이기도 하지만, 동시에 (첫) 손녀이며, 멀리 있어 항상 보고 싶은 조카와 동생이며, 아빠 혹은 엄마를 얼마나 닮았는지가 궁금한 친구의 딸래미이기도 할 것입니다.

그래서 아이의 생일 잔치라기 보다는, 여러 분들을 모시고 저희 부부가 부모로서의 책임을 성실히 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.


일시 : 2008.4.25(금) 18시 ~ 21시

장소 : 압구정역 압구정 부페&웨딩홀



남과 나누줄 아는 아이, 훌륭한 이웃이 되도록 키우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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